밤마다 가슴이 쓰리거나 목에 뭔가 걸린 듯 답답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단순 소화불량이나 가벼운 감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위식도역류질환(이하 GERD)'의 신호일 수 있다.
GERD는 방치하면 식도염은 물론, 식도암으로까지 진행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이에 내과 전문의 김지호 원장(청계내과의원)은 "GERD를 방치하면 식도 점막이 손상돼 식도염, 협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바렛식도'로 발전해 식도암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게 GERD의 원인부터 치료, 예방법까지 자세히 들어봤다.
Q. 위식도역류질환은 어떤 질환인가요
GERD(위식도역류질환)는 위의 산성 내용물이 반복적으로 식도로 올라와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입니다. 주된 원인은 식도와 위 사이를 막아주는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 저하입니다. 여기에 식도의 운동 저하, 위 배출 지연 등이 겹치면 역류가 심해집니다.
또한 '열공탈장'처럼 구조적 문제가 있으면 위산이 더 쉽게 올라옵니다. 복부비만, 임신으로 인한 복압 증가도 주요 원인입니다. 생활습관 측면에서는 과식·야식, 기름진 음식, 술·흡연, 카페인과 탄산음료가 GERD를 악화시킵니다.
Q.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방치하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나요
대표적인 증상은 속 쓰림, 신물이 올라오는 느낌, 식후나 눕고 난 뒤 심해지는 가슴·목의 불쾌감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고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음식 삼키기 곤란, 음식이 걸리는 느낌
? 반복 구토, 토혈이나 흑변
?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 빈혈
?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증상
? 심한 야간 흉통이나 호흡기 증상 동반
GERD를 방치하면 식도 점막이 손상돼 식도염, 협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바렛식도'로 발전해 식도암 위험을 높입니다. 이외에도 만성기침, 후두염, 천식 악화, 치아 부식, 수면장애 등이 흔히 발생합니다.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 그리고 내시경 추적 관찰이 핵심입니다. 특히 바렛식도가 발견되면 정기 내시경 검사와 필요시 내시경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Q.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전형적인 증상이 있고 경고 소견이 없다면 우선 약물 치료를 시작해 반응을 확인합니다. 증상이 호전되면 GERD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병증이 의심되거나, 약물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상부위장관 내시경으로 점막 손상이나 협착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시 조직 검사를 합니다.
가장 먼저 사용하는 약은 '프로톤펌프 억제제(PPI)'로, 위산 분비를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억제합니다. 보통 아침 식사 30~60분 전에 복용해야 효과가 좋습니다.
야간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H2RA)'를 추가로 쓰기도 하고, 제산제나 알긴산 제제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Q.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흔한 오해가 있다면요
속 쓰림이 있어야만 GERD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실제로는 기침이나 쉰 목소리 같은 비전형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약만 먹으면 완치된다"는 잘못된 인식도 있습니다. 생활습관 교정 없이 약만 복용하면 재발이 흔합니다. 내시경이 정상이라고 해서 GERD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점막 손상이 없는 '비미란성 GERD'도 흔히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Q. 예방과 생활습관 개선 방법은 무엇인가요
체중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복부비만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소량씩 자주 먹고, 잠들기 2~3시간 전에는 식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식후 바로 눕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은 피하고, 잠잘 때는 머리를 10~15cm 높이거나 좌측으로 눕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음식은 개인차가 있지만, 기름진 음식·초콜릿·카페인·탄산·알코올·토마토·감귤류 등은 악화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저지방 식단, 채소·통곡물, 따뜻한 무카페인 음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GERD는 한 번 치료한다고 끝나는 병이 아니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입니다. 증상이 좋아졌더라도 생활습관을 지키지 않으면 쉽게 재발합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유발 요인을 파악하고 꾸준히 교정하는 것이 장기적인 예후를 좌우합니다.
이전글 : 
다음글 : 
